만성 B형 간염 조기 치료가 간암 위험 낮춘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에게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가 중요한 이유

우리나라에서 만성 B형 간염은 간경화와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치료 지침에 따르면, 만성 B형 간염 환자 중에서도 간 수치(ALT)가 크게 상승했거나 간경화가 진행된 경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요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러한 치료 기준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치료 방식의 문제점과 새로운 연구의 등장

지금까지의 치료 기준은 환자의 간 수치(ALT)와 간경화 여부에 따라 항바이러스 치료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간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는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혈액 내 B형 간염 바이러스(HBV) 수치가 높은 환자들은 간 수치와 관계없이 조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간암이나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 대만의 여러 병원에서 진행된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습니다. 연구는 간 수치가 정상이고 간경화가 없지만, 혈중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등도 이상(4 log10 IU/mL 이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조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그룹은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한 그룹보다 간암, 간부전, 간이식, 사망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연구 방법: 한국과 대만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

임 교수팀은 2019년 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한국과 대만의 총 22개 병원에서 만성 B형 간염 환자 734명을 연구에 등록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 대상자

  • 간 수치(ALT)가 정상 범위였음
  • 간경화 없음
  • 혈중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등도에서 높은 수준 (4 log10 IU/mL ~ 8 log10 IU/mL)

연구진은 이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 했습니다.

  1. 치료 그룹(369명):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인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 를 하루 한 알 복용
  2. 관찰 그룹(365명): 치료 없이 병의 진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그 후 약 17개월간 두 그룹을 추적 관찰하며 간암, 간부전, 간이식, 사망 등의 주요 평가 지표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항바이러스 치료의 효과: 간질환 발생 위험 79% 감소

연구 결과, 조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중증 간질환 또는 사망 위험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 연간 100명당 주요 평가 지표(간암, 간부전 등) 발생률 비교

  • 치료군: 0.33명 발생
  • 관찰군: 1.57명 발생

이를 통해 항바이러스 치료군에서는 간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기존 치료 기준을 따른 환자보다 무려 79%나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인 ‘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에 게재되며 그 중요성을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습니다.

이 연구가 의미하는 것: 치료 기준 개선 필요성 대두

이번 연구는 현재 의료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는 만성 B형 간염 치료 기준을 다시 한 번 검토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현재 의료 지침은 ALT 수치 상승 또는 간경화가 진행된 환자들에 한해 항바이러스 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ALT가 정상 범위에 있어도, 혈중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간 손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므로 조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간 건강을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만성 B형 간염 환자 중 혈중 바이러스 수치가 일정 수준 이상(4 log10 IU/mL 이상)이라면, 간 수치와 관계없이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권장하는 방향으로 치료 지침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이 더욱 효과적인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 왜 중요한가?

💡 간암 및 간부전 발생 위험 감소

  • 이번 연구에서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환자는 간암 발생률이 낮았으며, 간부전과 간이식을 필요로 하는 중증 질환의 위험도 줄어들었습니다.

💡 사망률 감소

  • 치료 그룹에서 사망 위험률 역시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나, 조기 치료가 생명을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 치료 지침 개선 가능성

  • 현재 B형 간염 치료 기준이 ALT 수치 중심에서 벗어나, 혈중 간염 바이러스 양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결론: 만성 B형 간염, 더 이상 늦추지 말자!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 B형 간염을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간암, 간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를 제공합니다. 그렇기에 만성 B형 간염 환자라면 단순히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혈중 바이러스 수치를 확인하고 필요 시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치료 지침이 개선되어 더욱 많은 환자들이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관련 연구가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랍니다.

🔗 출처 및 참고 자료:

  • 연구 발표 원문: 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 관련 기사: 뉴스 더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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